2014년 4월 30일 수요일

에이미 헤닝의 역작 '레가시 오브 케인: 소울 리버'의 집필과정



Gamasutra: Ben Serviss's Blog - The Lasting Excellence of Legacy of Kain: Soul Reaver’s Writing


`레가시 오브 케인 : 소울 리버`는 훌륭한 스토리를 지닌 게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그 이유는 소울리버의 이야기들이 정말로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소울 리버`는 게임의 스토리가 얼마나 잘 만들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표본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이 게임이 1999년 비평가들의 칭송을 받으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소울리버는 PS1의 기술적 한계를 최대한 끌어낸 `페이즈 변환게임 플레이 매커닉을 도입한 혁신적 기획을 도입하였으며뛰어난 음성 연기를 보여주었고오픈자유 이동 형식의 세계를 GTA3 PS2로 나오기 2년전에 구현하였습니다그리고 물론 Amy Henning의 펜촉에서 만들어진 환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그녀는 이후 언차티드 시리즈의 스토리를 쓰게 됩니다.

 왜 소울 리버의 이야기가 그렇게 훌륭한지 궁금하겠지요우선언어의 사용과 표현이 모두 예술적이고 우수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대부분의 게임이 유저에게 클리세를 연속해서 던지는데 만족하는데 반해서소울 리버는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신랄하고 창조적이(imaginative and poignant)되도록 분투하였지요.

더 나아가기에 앞서우선 여러분이 `소울 리버`의 오프닝 컷신을 감상하시기를 권장합니다앞으로 소울 리버의 오프닝 컷신에 대해 상세히 분석할 것입니다


 줄거리만 떼어놓고 보아도게임의 높은 등급의 내러티브 디자인은 유저가 게임 세계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솜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소울 리버에서당신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죽이고 그들의 영혼을 빨아먹는 좀비 뱀파이어로 플레이하게 됩니다하지만 플레이어 캐릭터인 라지엘의 파멸과 재탄생에 이르는 과정을 인간적인 사건으로 그려냄으로써 게이머의 초점을 흉악한 겉모습이 아니라 캐릭터에게 맞춰지게 되고대부분의 게임들이 의미 없는 게임 플레이를 감추기 위해 단순히 배경 세트와 놀거리를 플레이어에게 집어 던지는 데에서 만족하는 반면소울 리버는 게임 플레이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오프닝 컷신은 글라이딩이라는 게임 매커닉의 위치를 훌륭하게 설정합니다그 자체로 필드를 글라이딩해서 돌아다니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하지만 당신이 라지엘이 날지 못하고겨우 글라이딩하는 내러티브적 이유를 알게 되면 글라이딩이라는 게임 매커닉의 중대성을 강화하게 되는데글라이딩을 할 때마다 케인의 잔학함과 라지엘의 추락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글쓴이의 언어 능력이나 게임을 위한 문학적 내러티브 감성이 소울 리버를 특별하게 만드는건 아닙니다소울 리버가 특별한 이유는 소울 리버의 글쓰기 기술이 소수의 게임만 이룩한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한줄 한줄 따라가기
 소울 리버의 글쓰기가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지 파악하기 위해 앞서본 컷신의 문장을 한줄 한줄 분석해 보며 어떻게 그만한 수준의 글쓰기가 이루어졌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인은 신격화 되었다클랜들은 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오직 소수만 진실을 알고 있었다우리 처럼 케인 또한 한때는 필멸자였다.
“Kain is deified. The clans tell tales of him. Few know the truth. He was mortal once. As were we all.”
 이 게임은 상당한 분량의 배경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습니다하지만 게임에서 숟가락으로 떠먹이듣이 배경 스토리를 설명하는 내용은 놀랍도록 적습니다비록 이 게임이 “블러드 오멘:케인의 유산”의 후속편이긴 하지만소울 리버는 게임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플레이어가 이 게임의 세계관이나 캐릭터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가정으로 만들어졌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컷신은 곧바로 중요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시작합니다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을 손잡고 이끌지 않으면서 말이죠.
“케인은 신격화 되었다. 곧바로 의문점이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릅니다케인은 누구인가컷신은  “노스고스의 세계는 뱀파이어와 악마들도 가득차 있었다. 하는 식으로 현학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습니다글쓴이는 이야기에 주목하게 만들면당신이 알아서 복잡한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것이라 자신한 것입니다.
“클랜들은 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무슨 클랜들또 다른 의문점이 당신의 마음속에 자리잡습니다여기서 “클랜”은 봉건 제도를 암시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클랜이라는 단어와 봉건제라는 실제 내용의 괴리가 크진 않습니다.
“오직 소수만 진실을 알고 있었다. 케인의 겉모습이 어떻던지 간에그에게는 더 많은 비밀이 있습니다하지만 무엇이당신의 마음속에 또 다른 의문이 생겨납니다.
“우리 처럼 케인 또한 한때는 필멸자였다. 바로 앞에서 생겨난 의문점이 풀렸습니다하지만 동시에 두가지 새로운 의문이 떠오릅니다그래서 케인은 이제 불멸이라고그리고 나레이터가 말하는 또 다른 자들은 누구지정답을 내줌과 동시에 새로운 의문점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을 통해 작가는 독자들과 상호작용하며 컷신을 보는 수동적인 행위를 인터랙티브한 경험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하지만그의 인류를 향한 경멸은 나와 나의 형제들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However, his contempt for humanity drove him to create me and my brethren.”
인류를 그토록 경멸하는걸 보면 케인은 분명 나쁜놈일 것입니다하지만 이는 또 즉각적인 의문을 불러일으킵니다도대체 나레이터가 누구지만약에 케인이 그를 만들었다면 그 또한 정상은 아닐 텐데  도대체 뭘까?

“내 이름은 라지엘그의 부관들 중 첫번째로 태어난 자이다나는 제국이 건설될 때 케인과 형제들과 함께 일어섰다.
 “I am Raziel. First-born of his lieutenants. I stood with Kain and my brethren at the dawn of the Empire.”
앞선 대사에 대한 직설적인 대답입니다이제 우리는 나레이터가 누구인지 알게되었습니다여기서 이를 밝히는 게 작가가 후에 플레이어를 라지엘의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또한라지엘이 케인의 첫 번째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명쾌하게 밝혀주는데이는 후에 아버지/아들 역학관계를 플레이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난 천년 동안 그를 섬겼다.
“I have served him a millennium.”
이 생명체들의 엄청난 수명과라지엘의 충성심의 정도가 동시에 설정되었습니다.
 경제적인 글쓰기의 완벽한 예입니다작가는 두 개의 아이디어를 한 줄의 문장으로 전달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우리는 인간의 모습은 조금씩 버리고… 신성한 존재가 되어갔다.
“Over time, we became less human and more… divine.”
동시에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문장의 또 따른 훌륭한 예입니다라지엘이 대사를 말하면서카메라는 케인의 흉측한 얼굴에 고정되어 있으면서 케인이 입을 열어 송곳니가 드러납니다뱀파이어가 괴물이라는 인식과 그들 스스로 생각하는 우아함 사이의 충돌을 드러냅니다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특징이지요.
 두 번째 기능은 여러 번 반복해 보아야 찾을 수 있습니다지금 상황에서케인은 라지엘의 날개를 보고 놀라 움찔했습니다후에 라지엘을 처벌하는 장면을 위해서이지요.

“케인은 변화의 단계에 접어들어 새로운 능력을 가지게 될 예정이었다.
 “Kain would enter the state of change and emerge with a new gift.”
여기선 조금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합니다잠시 후에 라지엘이 날개를 펼치는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 무슨 의미인지 불분명 합니다어쨌든 이 대사는 독자가 라지엘의 날개를 발견하며 스스로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합니다.

“우리는 주인의 뒤를 따라 진화할 예정이었다.
“Some years after the master, our evolution would follow.”
앞선 대사와 이어 상황을 형성해 나갑니다독자를 이끌면서…

“내가 주군을 앞지르는 영광을 차지하기 전까지.
“Until I had the honor of surpassing my lord.”
여태까지 만들어온 설정의 첫번째 결실입니다갑자기 당신은 왜 이게 큰 일인지 깨닫게 됩니다라지엘은 분명 여태까지 침범하지 않았던 선을 넘게 된 것입니다.
케인의 애매한 첫 반응은 앞으로 그가 무슨 일을 할지 정확한 힌트는 주지 않고라지엘의 날개를 검사하며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은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조성합니다우리가 케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할 정도로 그를 잘 알지는 못하기 때문이지요.

“나의 도전 행위는 나에게 새로운 형태의 보상을 안겨 주었다.
“For my transgression, I earned a new kind of reward.”
케인이 주변을 맴돌며 긴장감을 계속 유지합니다그리고 케인이 발톱을 들어올리며…

“고통”
“Agony.”
케인이 내려치며 라지엘의 날개를 회복 불가능하게 파괴합니다 순간은 오프닝 컷신의 정점일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체 게임에서 일어날일들을 암시합니다게임에서 발생할 사건들의 수레를 움직이기 시작하고당신에게 케인이 얼마나 잔인하고 앙심을  품는 존재인지 보여줍니다.   

“단 한가지 결론만 있을 뿐이었다영원한 지옥행라지엘은 반역자와 겁쟁이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호수에서 영원이 불태워지는 형벌에 처해졌다. “There was only one possible outcome: My eternal damnation. I, Raziel, was to suffer the fate of traitors and weaklings, and burn forever in the bowels of the lake of the dead.”
 자신의 가장 오랜 종복조차 반항의 작은 기미만 보여도 이토록 끔찍한 방법으로 처형이라는 판결을 내리는 케인의 잔인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케인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설명하게 됩니다.  

“쳐 넣어”
“Cast him in.”
 이 대사는 여러가지 이유로 주목할 만 합니다이 대사는 전체 컷신에서의 유일한 케인의 대사이며라지엘의 지옥행의 직접적인 책임을 지닌 명령입니다.
 그가 이 말을 하기전케인은 부하들이 절벽으로 끌고가고 있는 라지엘에게 등을 돌린채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스스로 라지엘의 최후를 명령하는 순간까지도라지엘을 쳐다보지 않음으로써 라지엘에 대한 케인의 혐오감을 나타냅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사는 전체 컷신에서 유일하게 캐릭터가 입을 움직이며 대사를 말하는 부분입니다이것이 대사에 즉각성과 독특함을 부여하고 이 대사가 의미하는 바와 결합하여 더욱더 공포감을 조성합니다.

“하얗게 불타는 불덩이 속을 구르며 나는 심연의 구렁텅이로 떨어졌다말할 수 없는 아픔과끝없이 이저니느 고통 속에서 시간은 존재하기를 멈추었다오직 고문과나를 지옥으로 쳐넣은 위선자에 대한 증오만 존재할 뿐이었다.
“Tumbling, burning with white-hot fire, I plunged into the depths of the abyss. Unspeakable pain. Relentless agony. Time ceased to exist. Only this torture, and a deepening hatred of the hypocrisy that damned me to this hell.”
 이미 케인의 부당한 잔인함으로 인해 라지엘의 역경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상태에서긴 설명으로 라지엘의 운명에 대한 공감대를 더욱 강화하고,케인의 잔악한 행동의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당신이 케인을 더욱 증오하게 만듭니다.

“영겁의 시간이 지나고나의 고문이 줄어들자 나는 광기의 끝자락에서 되돌아 올 수 있었다추락은 나를 파괴하였지만나는 다시 살아났다.
“An eternity passed, and my torment receded, bringing me back from the precipice of madness. The descent had destroyed me, and yet… I lived.”
 라지엘은 파괴되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시 태어났습니다사라진 턱과 푸르게 빛나는 눈은 라지엘의 성스럽지 못한 특성을 알려주는 힌트이지만당신은 그의 괴물 같은 모습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그가 스카프를 어깨에 감싸며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모습을 보고 그가 겪은 일과 잃은 것에 대해 공감하게 됩니다.
 이것은 게임플레이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O버튼을 눌러 스카프를 열고 건조한 목구멍으로 살해한 적들의 영혼을 빨아들일 때,당신은 라지엘이 변한 끔찍한 괴물의 형상이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케인의 학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라지엘넌 자격이 있다.
“Raziel. You are worthy.”
 여정은 여기서 끝나는데작가는 우리에게 더 많은 의문점을 남겨 놓습니다누가 말하는 거지말하는 사람이 라지엘을 부활시킨 걸까왜 라지엘이 자격이 있다는 거지라지엘이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은 케인이 라지엘을 살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장면과 대조되어 떠오른다는 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라지엘이 고난 끝에 새로운 희망을 가질 이유가 주어진 겁니다.  


무대는 준비되었습니다이제 플레이 하세요
 이 순간이 바로 플레이어가 게임 세계에 입장하는 순간입니다.(포악한 뱀파이어 왕국), 주요 등장 인물(케인과 라지엘), 그들의 역학 관계(주인/;아버지/아들;압제자/순교자),어떤 가치가 다루어지는지(질투/인정잔혹함/자비그리고 주인공의 목표(복수)가 게임의 시작과 함께 소개되었습니다이제 플레어는 이 세계 속으로 완전히 몰입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단단하게 짜여진 오프닝 컷신의 구조는 소울 리버의 이야기가 그토록 잘 작동한 이유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입니다이 컷신에는 스토리를 진행시키는데 아무 도움이 안되는 무의미한 CG정성들인 액션 시퀸스 따위는 없습니다모든 내용은 스토리를 더 감동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목적하에 존재합니다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아릅답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