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7일 일요일

슈퍼셀의 성공과 지속 가능한 경영 방법

원문: Success and sustainability at Supercell


DLC: 핀란드의 슈퍼셀 개발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게임들을 수년간 번창하도록 만든 방법을 밝히고, CEO 이카 파아나넨이 크런치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나눕니다.

Rebekah Valentine
Staff Writer


인터뷰를 하다보면 전체 맥락과 잘 맞지 않지만, 그 자체로 기삿거리가 될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종종 나오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내용을 편집실의 쓰레기통에 버려두기보다는, 별도의 칼럼으로 구성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한 추가적인 통찰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렇게 작성된 칼럼을 `DLC`라고 부릅니다. 

본 DLC의 모든 내용은 브롤 스타즈 론칭을 기념하여 진행한 슈퍼셀과의 인터뷰에서 나왔습니다. 슈퍼셀과의 나머지 인터뷰 내용은 슈퍼셀 1부, 2부, 3부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슈퍼셀은 저희의 비행비와 체류비를 모두 지원하였습니다. 


미래의 업데이트를 위하여 숲 남겨두기

브롤 스타즈의 론칭을 기념하여 방문하면서 저희는 클래시 로얄과 같은 대 성공작을 만든 개발팀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브롤 스타즈의 앞날을 점쳐보고자 하였습니다. 출시한지 3년이 된 클래시 로얄은 출시 때의 엄청난 인기와 끊임없이 이어진 안정적인 업데이트에 힘입어 여전히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보다 많은 플레이어를 유지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단기 목표를 좇다 보면, 결국은 제 발등을 찍게 됩니다. 
- 세스 앨리슨

개발자인 세스 앨리슨은 클래스 로얄의 개발팀은 이제 다음 대규모 업데이트는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슈퍼셀에 머무르는 동안 들었던 이야기대로 클래시 로얄 개발팀은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다음 업데이트 내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이 기존에 투입된 콘텐츠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앨리슨은 "우리는 이를 문제 해결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금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플레이어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이고 이러한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우리는 긴 시간 동안 무엇이 문제이고, 그 원인이 무엇이며, 문제를 고쳐야 할지 혹은 다른 시스템을 추가하여 플레이어에게 문제에 대응할 도구를 주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합니다. 결국 해결책에 합의하면 함께 개발에 들어갑니다."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더라도 게임의 인기를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앨리슨은 그동안 클래시 로얄의 플레이어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출시한지 수년이 지난 게임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앨리슨은 이제 매출액이나 재방문율과 같은 사업지표보다는, 장기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게 개발팀에게 더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는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단기 목표를 좇다 보면, 결국 제 발등을 찍게 됩니다. 저는 항상 '이 게임은 앞으로 십 년 이상 서비스할 게임이니 올해는 이걸 하고, 내년엔 저걸 하고, 또 그다음 해엔 그걸 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하면 너무 급하게 달리다 탈진해 버리는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많은 연료가 필요하니 숲을 반쯤 잘라 버리죠!'라고 대답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가다간 금세 '이런, 나무가 하나도 없잖아'라고 말하는 상태가 옵니다. -세스 엘리슨

이러한 이유로 처음에 가장 훌륭하고 대단해 보였던 업데이트 아이디어가 사실 최선이 아니었다는 결론에 도달할 때가 많습니다.

"기획의 영역은 자연환경과 비슷합니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숲에 있는 나무 중 얼마나 자를 수 있나요? 하고 물으면 `지금 당장 최대한 많은 연료가 필요하니 일단 숲을 반쯤 잘라버리죠!`라고 대답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1년쯤 지내다 보면 결국 `이런, 나무가 하나도 없잖아`라고 말하는 상태가 됩니다.

10년 이상 서비스할 것이라 알고 있기 때문에--슈퍼셀은 글로벌 론칭한 게임을 서비스 종료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론상 이들 게임은 20, 30년간 계속 있을 것입니다-- 좋은 점은 개발팀이 매 순간마다 지적으로 의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제길, 다음 큰 걸 빨리 내놓아야 해.`하는 압박감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이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 알고 있죠?

저는 클래시 오브 클랜의 팀 리드인 아이노 조아스와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클래시 로얄팀과 마찬가지로, 클래시 오브 클랜의 개발진도 정기적 업데이트로 오래된 게임의 생명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클래시 로얄보다 더 이른 2012년부터 서비스를 해 왔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업데이트를 하기 더 어려웠습니다.

커무니티 구성원과 콘텐츠 제작자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클래시 로얄의 개발팀은 
클래시 로얄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이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당면한 또 다른 어려움은, 클래시 오브 클랜 자신의 과거입니다. 출시부터 이어졌던 열광적인 반응의 반작용으로 완전한 신규 플레이어를 끌어들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상당한 숫자의 자연 유입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아스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클래시 오브 클랜 플레이 경험이 없는 사람 찾기가 계속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이 무엇인지 듣거나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지만, 한번 접하면 흥미를 가질만한 사람을 찾기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내년 목표 중 하나는, 한때 클래시 오브 클랜을 플레이했던 사람들을 다시 끌어들여 플레이어로 만드는 것입니다."

클래스 오브 클랜을 듣거나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지만, 한번 접하면 흥미를 가질만한 사람을 찾기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힘들어지고 
-아이노 조아스
"클래스 오브 클랜의 경험은 복귀 유저에게도 부담이 적습니다. 복귀 유저가 더 간편하고 재미있게 클래시 오브 클랜을 즐기도록 만드는 게 지금 저희의 목표입니다."

슈퍼셀의 장수하는 게임 포트폴리오에 유리했던 요소는 슈퍼셀이 PvP게임에 특화되었다는 점이라고 조아스는 말했습니다. PvP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창조하기 때문에, 업데이트 또한 콘텐츠를 창조할 방법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렇다 해서 슈퍼셀이 다른 형태의 게임과 성장 시스템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작은 팀이 스스로 개발을 이끈다'라는 개발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PvP게임을 개발해온 이유는 PvP가 작은 회사에 적합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조아스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콘텐츠를 생산해낼 있는 아티스트 군단이 없습니다. 포트나이트를 예로 들어보면 포트나이트는 PvP게임이지만 성장 시스템으로 스킨들을 습득하고, 매 시즌마다 새롭고 신나는 상품들을 제공하는 배틀 패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포트나이트처럼 하기 어렵습니다. PvP가 아닌 게임에 매번 던전을 추가하거나 하는 일은 당연히 말할 것도 없고요.

"위와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현명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도 검토해 보았지만, 우리처럼 소규모 개발팀에게는 콘텐츠가 플레이어 사이의 경쟁으로 생성되는 PvP게임이 만들기 더 적합했기 때문에 과거에는 다른 형태의 게임은 추진되지 않았습니다."

CEO 이카 파아나넨은 팀 우선 문화를 유지하는 건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합니다.
제가 슈퍼셀에서 느끼기에는 모두가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크런치, 문화, 그리고 모두의 책임

슈퍼셀에 머무르는 동안 제가 나눴던 대화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팀 중심 조직구조였습니다. 일카 파아나넨은 스스로를 게임 산업계의 "가장 권한 없는 CEO"라고 말합니다. 그의 목표는 회사에서 팀이 일하는 모든 장애물을 없애는 것인데, 이는 이상적으로는 CEO 자신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창조적 의사 결정이라는 측면에서는 슈퍼셀의 철학은 잘 맞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인터뷰를 나눈 팀들도 대체로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창조적 의사 결정 이외에도 게임 개발에는 경영진이 주도권을 가지고 추진해야 하는 중요한 과업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 중 하나는 2018년에도 많은 뉴스가 되었던 크런치입니다.

"크런치는 게임 산업계의 부끄러운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크런치에 대해 묻자 파아나넨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너무나 자주 크런치는 예외 사항이 아니라 규칙처럼 적용됩니다. 마치 크런치를 한다는 가정하에 개발 일정을 짜는 것처럼 보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크런치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문제는 너무나 일찍부터 크런치를 시작합니다."

"우리는 개발팀이 각자의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출시 일정도 팀이 스스로 결정합니다. 따라서 개발팀의 판단하에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게임을 출시하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슈퍼셀이 다른 회사들보다 크런치 문제가 적다고 믿고 싶습니다. 정말로 이 문제는 개발팀이 결정하게 합니다. 그 누구도 개발팀에게 더 많이 더, 더 장시간 야근하라고 지시할 수 없습니다. 저녁 늦게 슈퍼셀의 사무실을 둘러본다면, 예를 들어 수요일 오후 5:30 같은 시간에는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있을 겁니다.

파아나넨은 낙관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개발팀이 결정하면 크런치를 할 수 있고 심한 크런치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추가 휴식을 제공하는 등의 특별한 규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크런치를 하거나 피하거나 하는 책임은 (슈퍼셀의 개발팀 우선 철학에 부합하게) 각 개인에게 주어지고, 개발팀을 이끄는 사람이 개인의 의사를 토대로 판단합니다.

"게임 개발은 창조적인 사업이고, 업무에 투입한 시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파아나넨이 말했습니다. "물론 때때로 장시간 근무가 필요할 순간도 있습니다. 브롤 스타즈 팀은 지난 두 달간 정말 힘들게 일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정상 업무의 기준으로 삼을 순 없습니다. 때때로 크런치를 할 수도 있지만, 크런치가 규칙이 되면 안 됩니다. 저는 창조적인 사업을 하는데 지쳐서 정신이 혼미하거나, 쓰러지기 직전 상태의 직원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크런치는 장기적으로 사업에 해가 됩니다. 수 십년 넘게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인데, 사람들이 탈진해서 떠나버리면 지속 가능한 기업은 만들 수 없습니다. 크런치는 각 개인의 삶에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그들이 연관된 모든 사람들에게 죄를 짓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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