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Doublefine’s Tim Schafer: Does your dream job have to cost your personal life?
게임 산업의 선구자가 '대박 게임'의 대가가 그의 결혼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조지 루카스가 설립하여 한참 성장 중인 비디오 게임 사업부에 일하기 위해 스카이워커 목장으로 출근했을 때, 팀 샤퍼는 겨우 22살이었습니다. 컴퓨터 공학부를 갓 졸업한 샤퍼는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북쪽으로 50km 거리에 있는 스타워즈 제국의 본부에서 자신이 일하게 되었다는 행운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전 루카스 필름의 게임들을 정말 좋아했어요." 샤퍼가 말했습니다. "게다가 제 직업은 제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두 가지, 코딩과 창조적 글쓰기 능력을 함께 요구하는 일이었어요. 물론 전 그 일을 할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운도 매우 좋았었죠."
루카스 아츠에는 새로운 시도를 위한 자유와 게임 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투자의 첫 성과는 샤퍼가 공동 집필한 1990년작 "원숭의 섬의 비밀"로 나타났고, 이어 "원숭의 섬의 비밀2: 리척의 복수", "풀 스로틀", "그림 판당고"와 같은 명작들로 이어져 비평적 성공과 함께 후대 게임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 시절에 이 게임을 접했던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도 경외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은 어려웠지만, 당시에는 새로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개발팀의 정신을 산만하게할 소셜미디어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눈앞에 놓인 것들만 보고 개발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었죠." 팀 샤퍼가 이끄는 소규모 개발진 간에는 진정한 전우애가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팀 샤퍼와 론 길버트, 데이브 그로스만, 스티브 퍼셀 사이의 우정은 평생토록 이어졌습니다.
그들은 삶의 많은 시간을 -때로는 일 분 일 초도 빠짐없이- 함께 했었기 때문에 잘 어울렸던 건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업무를 통해 느끼는 너무나 성취감이 커서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착취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그 시절은 대학 컴퓨터실에 들어가 새벽 5시까지 작업하다 나오는 일이 흔한 모습이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하던 일이 끝나기 전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프로그래머 문화의 일부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루카스 아츠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당시에는 젊은 직원들은 일상적으로 새벽까지 코드를 작성하였습니다.
"업무를 통해 느끼는 성취감이 너무나 커서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착취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샤퍼가 말했습니다. "론이 어느날 사무실에 와서는 '이제 우리는 저녁과 주말에도 출근할 겁니다!' 라고 말했을 때 우리는 순순히 '그래요!'라고 대답했어요. 하지만 언젠가 시급이 얼마인지 계산해 봤더니 $3.50꼴이 되더군요. 그 이후로는 모두가 조금 우울해지긴 했었죠.
샤퍼의 경험은 게임과 기술 업계에서 흔히 보이는 "크런치"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제품 출시에 앞서서, 불가능한 일정을 맞추기 직원들에게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양의 업무를 처리하도록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제 업계인들은 크런치는 직원들을 큰 해악을 끼치면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위이며, 크런치에 의존하는 회사들은 비용 절감과 단기적인 생산성 증대를 위해 크런치를 악용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쉬지 않고 직장에서 초과근무를 하는 동안에, 당신은 자신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국제 게임 개발자 협회에서 2017년 2월에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3의 게임 개발자들이 크런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의 1/3의 개발자들은 크런치 기간에 주당 60-70시간씩 근무하고, 13%는 7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1/3은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못 한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샤퍼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크런치가 더 심화되는 것을 경험하였고, 오래 지나지 않아 이러한 근무 환경의 대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샤퍼의 첫 결혼이 겨우 1년이 지나자 무너져 버렸습니다.
"쉬지 않고 직장에서 초과근무를 하는 동안에, 당신은 자신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샤퍼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직장을 제외한 세상를 잠시 없는 것처럼 여길 수 있지만, 세상은 당신을 위해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당시 저는 일에만 모든 정신을 쏟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견디고 기다려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당신을 빼고 제 갈 길을 찾아갑니다."
첫 결혼이 이혼으로 치닫고 있는 그 와중에도, 샤퍼는 항상 일이 먼저였습니다. 보상도 충분히 컸고, 조지 루카스의 거대한 아우라가 그를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루카스 아츠에서 10년간 근무하면서 샤퍼는 조지 루카스를 겨우 3번 만나보았지만, 조지 루카스의 장인정신과 예술성을 회사의 벽과 바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디테일과 품질에 대한 집념이 사무실의 분위기를 지배하였고, 모두가 똑바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스타워즈와 조지 루카스라는 이름이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예술가, 음악가, 그리고 최고의 기술자들까지 말이에요." 샤퍼가 말했다. "투자금이 많았기 때문에 월급도 좋은 편이었지만, 스타워즈의 루카스가 이끄는 멋진 직장이라는게 가장 큰 보상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조물을 만들어내고싶어 했어요."
때로는 크런치는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보입니다. 샤퍼가 루카스아츠를 떠나 더블 파인 스튜디오를 설립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잘 돼엇지만, 퍼블리셔가 더블 파인의 첫 게임인 "싸이코넛츠"의 계약을 취소하였습니다. 샤퍼는 $25만 달러의 개인 대출로 새 퍼블리셔를 찾을 때까지 버터 보려 했지만 당시 상황은 매우 암울했습니다.
"전 직원을 불러 모아 수요일이 마지막 월급이라고 말했어요. 그 순간 울컥하며 말문이 막히더군요. 모두가 저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모두 아무말 없이 그 자리에 서서 그냥 창밖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있었어요."
샤퍼가 자리로 돌아왔을 때 새로운 퍼블리셔에게 이메일이 와 있었고, 다행히 그 이메일이 회사를 구할 계약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너무나 힘겨운 크런치를 이어나가야 했고, 그 결과 개발팀이 거의 붕괴에 이르렀습니다.
"회사를 살렸다는 기쁨에 우리는 미친듯이 일했습니다. 하지만 새벽 5시에 좋은 작업이 가능할 순 없어요. 그때쯤이면 아마 코드보다 버그를 더 많이 입력하고 있을 겁니다. 이전처럼 창의적이지도 못하면서, 나쁜 습관이 자리 잡게 됩니다. 어차피 새벽 3시까지 있어야 할걸 알기에, 오전 11시쯤 슬금슬금 출근하게 되죠. 가족들 얼굴도 못 보고 집에는 설거지와 빨래감이 쌓여가고..."
그렇게 어려운 상황을 겪은 후, 샤퍼는 바뀌었습니다. 샤퍼의 책임은 자신을 믿고 더블 파인으로 따라온 동료들이 똑같은 고통을 다시 겪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팀원들과 함께 크런치와 과로, 번아웃이 일어나지 않을 방안을 모색하였습니다. 더블 파인은 더 효율적인 업무 전략을 세웠고, 크런치가 게임 출시를 위한 통과의례라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크런치는 잘못된 낡은 관습입니다. 사람들은 작업 시간을 제대로 계산할 자신이 없을 때 크런치를 대안으로 선택합니다."
샤퍼는 합리적인 근로시간을 준수하는 팀이 더 생산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스트레스를 견디기 더 힘들어지는데,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제 삶과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이제는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그의 개인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샤퍼는 이제 재혼해서 9살 딸을 두고 있습니다. "이제 전 가족을 더 소중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부재가 애틋한 마음을 키워주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만 시간을 보내면서, 건강한 가족이 유지될 걸로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샤퍼의 새로운 과제는 직장과 가족 모두에 충분한 시간을 분배하는 것입니다. 그는 9-5시를 준수하고, 웬만하면 집에서 잔업을 하지 않습니다. 샤퍼가 5시 넘어서까지 일하고 있으면, 아내가 기다리는 딸의 사진을 보내 샤퍼가 집으로 돌아오도록 이끕니다.
샤퍼는 과거에 많은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합니다. 샤퍼가 그동안 만든 게임들이 크런치 없이도 가능했을까요? 혹시 덜 스트레스받고 건강한 상태에서 만들었다면,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었던 건 아닐까요? "아직도 답을 찾진 못 하였습니다. 제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마감일이 있어야 돼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저나 다른 사람들이 크런치를 미화하는 건 싫어요."
게임 산업은 번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자들의 열정과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건 잘못입니다. 과거에 샤퍼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성숙하게 처리하지 못 하였고,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자신처럼 모든 걸 쏟아붓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샤퍼는 리더십이란 모범을 보이는 것을 의미하고, 좋은 리더는 부하들을 보호하며 육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선택으로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바쳤다고 해서, 당신처럼 모든 걸 쏟아붇지 않는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건 아닙니다--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튕겨 나갈 뿐입니다. 저는 경험을 통해 팀원들의 영감을 고취시키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샤퍼는 어떻게 기억되고 싶어 할까요? 그는 게임 업계가 더 다양한 목소리들을 대변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블 파인이 게임 개발의 저변을 더 넓힌 회사로써 기억되길 원합니다. "저는 또한 세상 사람들에게 크런치 모드가 필요 없다는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더블 파인은 창의력을 키워나가는 회사로 만들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창조력을 발휘하도록 응원하고 각자가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서 말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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